메모 4

예외처리에 대한 잡설

예외처리에 대해 별 생각 없었다. 문제 생기면 throw 날리고, Advice에서 적절히 변환해서 클라이언트에 전달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은 서비스에 대한 몰이해에서 오는 것 같다. 예외처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오히려 몹시 까다로운 영역이다. 내가 담당하는 방문차량 예약 서비스에서 자주 발생하는 예외는 이렇다. 사용자가 예약을 신청함. 시스템은 예약이 들어오면 단지의 차단기 서버로 예약 내역을 전송함. 이때 차단기 서버가 죽어있음. 차단기 서버는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또 우리는 정확히 어떤 이유로 요청이 전송이 안 되는 것인지 알 수도 없다. Connection time out이 발생하면 단지 저쪽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면 차단기 서버 관제사..

메모 2022.05.05

2021.close()

한 번도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고졸로 살아가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고 취업 시장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포기했었다. 아무도 가격을 매기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이 시장에서 내 가격표는 0원이라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그런 생각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도 이어졌다. 나름대로 2020년을 치열하게 보냈지만, 내가 정말로 돈을 받고 일하는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의심했다. 2020년 회고 마지막 문장에 “내년 오늘은 개발자로서의 첫 회고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작년 오늘 내가 바랐던 대로 나는 개발자로서 회고를 쓴다. 1, 2월에는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마지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도메인을 달고 이게 내..

메모 2022.01.01

2020년에 마신 커피들

12월 31일이다. 지구 종말 영화의 포스터 같은 풍경이 뉴노멀이라는 괴상한 말과 함께 일상으로 쳐들어왔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인간을 째려보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범죄가 되었으며 거기에 저항하는 인간들은 뉴스에 나온다. 마스크가 처음엔 답답해 죽을 것 같더니 이제는 그럭저럭 쓰고 다닐만 하다. 나도 이제 뉴노멀에 적응한 뉴제너레이션의 일원이 된 걸까? 올해 가장 끔찍한 일은 역시 만원 지하철에서 사레들린 일이다. 기침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덕분에 침을 매우 조심해서 삼키는 인간이 되었다. 농담은 그만하고. 국비 학원 작년 이맘 때는 생활코딩에 푹 빠져있었다. 기억에 남는 문단을 공유하고 싶다. "웹페이지를 예쁘게 하기 위해서 HTML을 사용하지 않고 웹페이지 전체를..

메모 2020.12.31

일기

신세경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한 적 있다. 퇴보할 수 있다고. 시대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퇴보할 것이라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어떤 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을지를 고민하고, 또 틀릴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무언가를 선택해보려는 시도는 어딘가 감동적이다. 이건 어떤 훌륭한 이야기의 결말 같다. 옳다고 믿고 선택한 일이, 후에 잘못된 일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물러서는 이야기. 그렇게 다시 원래 서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 잠깐 움크리고 있다가, 결국엔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이야기. 스탠 바이 미의 꼬마들처럼. 난 매일 쓰는 인간이었다가, 거의 매일 쓰는 인간이었다가, 가끔 쓰는 인간이었다가, 이제 거의 쓰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여기서..

메모 2020.08.31